계란, 물에 담가보면 신선도가 보인다
장을 보다가 계란 포장지에 적힌 날짜를 유심히 봐도, 그게 산란일인지 유통기한인지 헷갈릴 때가 많다. 그런데 사실 냉장고 안에 이미 있는 계란이 아직 먹을 만한지는 집에서도 아주 간단하게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가장 잘 알려진 방법은 물에 담가보는 것이다. 계란을 물이 담긴 그릇에 넣었을 때 옆으로 완전히 눕는다면 신선한 상태다. 시간이 지날수록 계란 안의 수분이 껍질을 통해 조금씩 빠져나가면서 그 자리를 공기가 채우게 되는데, 이 공기집이 커질수록 계란이 물에서 점점 위로 뜨는 방향으로 자세가 바뀐다. 그래서 계란이 살짝 세워지듯 기울어져 있다면 신선도가 조금 떨어졌다는 뜻이고, 완전히 수직으로 서거나 물 위로 동동 뜬다면 상했을 가능성이 높으니 먹지 않는 게 안전하다.

■ 삶은 계란 껍질이 잘 벗겨지는 이유도 같다
이 원리를 알면 왜 오래된 계란일수록 삶았을 때 껍질이 잘 벗겨지는지도 이해가 된다. 신선한 계란은 흰자와 껍질 안쪽 막이 딱 붙어 있어서 삶은 뒤 껍질을 까다 보면 흰자가 뜯겨 나가기 쉽다. 반면 며칠 지난 계란은 공기집이 커지면서 막과 흰자 사이에 미세한 틈이 생기기 때문에 오히려 껍질이 매끈하게 잘 벗겨진다. 그래서 삶은 계란을 예쁘게 만들고 싶다면 일부러 산 지 일주일 정도 지난 계란을 쓰는 것도 요령이라면 요령이다.
깨뜨렸을 때 상태로도 신선도를 가늠할 수 있다. 신선한 계란은 노른자가 봉긋하게 솟아 있고 흰자도 퍼지지 않고 노른자 주변에 옹골지게 뭉쳐 있다. 반면 오래된 계란은 노른자가 납작하게 퍼지고 흰자도 묽어져서 팬 위에 넓게 퍼지는 느낌이 든다. 냄새도 확실한 지표인데, 깨뜨렸을 때 조금이라도 유황 비슷한 냄새나 이상한 냄새가 난다면 신선도와 무관하게 바로 버리는 게 맞다.

■ 보관할 땐 이 방향으로
보관 방법도 신선도 유지에 큰 영향을 준다. 계란은 뾰족한 부분을 아래로, 둥근 부분을 위로 향하게 두는 것이 좋다. 둥근 부분에 공기집이 있는데, 이 방향으로 두면 공기집이 노른자를 눌러 안정적으로 잡아주는 역할을 해 신선도가 더 오래 유지된다. 또한 냉장고 문 쪽보다는 안쪽 칸에 보관하는 것이 온도 변화가 적어 계란에는 더 유리하다.
씻지 않은 상태로 보관하는 것도 은근히 중요한 포인트다. 계란 껍질 표면에는 큐티클층이라는 얇은 보호막이 있어서 세균 침투를 막아주는데, 미리 씻어서 보관하면 이 보호막이 벗겨져 오히려 상하기 쉬운 상태가 된다. 요리 직전에 씻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신선도를 더 오래 지키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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