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을 냉장고에 무조건 넣으면 오히려 빨리 상한다
더운 날씨에 과일이 상할까 봐 사 오자마자 무조건 냉장고에 넣는 사람이 많은데, 사실 과일마다 좋아하는 온도가 다 다르다는 걸 알면 보관 방식을 완전히 다시 생각하게 된다. 잘못된 보관은 오히려 과일을 더 빨리 무르게 만들거나 맛을 떨어뜨릴 수 있다.
바나나가 대표적인 예다. 바나나는 열대과일이라 저온에 약한 편이라서, 냉장고에 넣으면 껍질이 금방 검게 변색된다. 껍질 색이 변했다고 해서 속까지 상한 건 아니지만, 보기에도 안 좋고 숙성 속도 조절도 어려워지기 때문에 바나나는 상온에 두는 것이 원칙이다. 다만 이미 다 익어서 더 이상 숙성이 필요 없는 상태라면, 냉장고에 넣어 숙성 속도를 늦추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 실온 숙성이 필요한 과일들
아보카도, 망고, 복숭아, 자두처럼 덜 익은 상태로 유통되는 과일들도 마찬가지다. 이런 과일을 사자마자 냉장고에 넣으면 저온 때문에 숙성이 멈춰버려서 딱딱한 상태 그대로 굳어버릴 수 있다. 이런 과일들은 상온에 며칠 두고 손으로 살짝 눌렀을 때 탄력이 느껴질 정도로 익힌 뒤에 냉장고로 옮기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급하게 숙성시키고 싶다면 사과나 바나나처럼 에틸렌 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과일과 같은 봉투에 넣어두면 숙성 속도가 빨라진다.
반대로 처음부터 냉장 보관이 필요한 과일도 있다. 포도, 딸기, 체리처럼 수분이 많고 껍질이 얇은 과일은 상온에 두면 금방 물러지고 곰팡이가 피기 쉬워서 사 온 즉시 냉장고에 넣는 것이 안전하다. 특히 딸기는 씻는 시점도 중요한데, 미리 씻어서 물기가 남은 채로 보관하면 오히려 더 빨리 무르기 때문에 먹기 직전에 씻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 사과와 다른 과일을 같이 두면 안 되는 이유
사과는 에틸렌 가스를 유난히 많이 배출하는 과일로 잘 알려져 있다. 이 가스는 다른 과일과 채소의 숙성을 촉진시키는 역할을 하는데, 문제는 그 속도가 너무 빨라서 사과와 한 봉투에 넣어둔 다른 과일이 예상보다 훨씬 빨리 물러버리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특히 잎채소나 브로콜리 같은 채소는 에틸렌 가스에 노출되면 누렇게 변색되기 쉬우니, 사과는 되도록 다른 식재료와 분리해서 보관하는 것이 좋다.
수박이나 참외처럼 통째로 자르지 않은 과일은 자르기 전까지는 상온 보관이 더 유리한 경우가 많다. 통째로 있을 때는 상온에서도 비교적 오래 유지되지만, 한 번 자르고 나면 그때부터는 반드시 밀폐해서 냉장 보관해야 한다. 자른 단면이 공기에 오래 노출될수록 수분이 빠져나가고 세균 번식도 빨라지기 때문에, 자른 뒤에는 랩으로 단면을 꼼꼼히 감싸주는 것이 신선도를 지키는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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